소아성장은 한의원에 자주 내원하는 케이스다. 흔히 소아성장을 핵심 진료과목으로 내거는 한의원에서는 원인은 별로 보지 않고 그냥 키만 크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듯하다. 어떻게든 키 크게 하는 약, 혹은 키 크는데 도움이 되는 약, 예를 들면 녹각 같은 약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음식이나 우유, 운동 등에 너무 치중한다.

 

하지만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런 것들은 지엽적인 요소에 불과하다. 안 크는 아이는 다 이유가 있다.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 원인을 해결해주면 반드시 잘 크게 되어 있다.

 

소아성장을 치료할 때 유전적인 요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즉 엄마, 아빠가 작으니까 아이도 작을 수밖에 없다는 유전적 요소는 체질 치료에서 전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인을 잘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면 유전적 요소와 무관하게 잘 클 수 있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성장판이 완전히 닫힌 경우는 치료대상이 되지 않는다. 간혹 성장판이 완전히 닫힌 아이가 크는 경우가 있지만 그건 기적이지 치료가 아니다.

 

소아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은 대략 6가지가 있다.

 

첫째, 잘 먹지 않는 아이다. 안 먹는 아이를 잘 먹게 하지 않고 별의별 한약을 먹인들 효과를 볼 수 없다. 아무 소용이 없다. 이럴 때는 키 크는 것과 별개로 체질에 따라 식욕부진을 다스리는 처방을 사용해야 한다. 잘 먹게 되면 크지 말라고 고사를 지내도 크기 마련이다.

 

둘째,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아이다. 비염도 있고 천식도 있고 아토피도 심한 아이를 데려와서, 단지 키가 안 큰다고 키를 키워달라고 요구하면 황당하다. 이때는 부모를 잘 설득해서 해당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질병이 치료되면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은 체질의학 동호회에서 소개된 케이스다. 한 아이가 임파구성 백혈병을 앓았다.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하고 병을 오랫동안 앓으니까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키가 너무 작았다. 이렇게 병을 앓고 항암치료를 받으면 성장이 거의 정지하다시피 한다. 하지만 백혈병이 다 낫자 그동안 못 컸던 키가 마치 한풀이를 하듯이 쑥쑥 크게 되었다. 이처럼 앓고 있는 병만 고쳐주면 키는 저절로 크는 것이다.

 

셋째, 잠을 자지 않는 아이다. 아무리 잘 먹고 잔병이 없어도 잠을 자지 않으면 크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은 학업과 게임 등으로 날밤을 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제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제대로 크기가 힘들다. 일찍 자도록 훈계해야 하고 수면에 문제가 있다면 체질에 따라 수면을 도와주는 처방을 써야 한다.

 

넷째, 먹는 것에 비해 활동량이 지나치게 많은 아이다. 굳이 ADHD는 아니더라도 늘 행동이 재빠르고 총알같이 돌아다니는 아이가 있다. 이런 아이는 대체로 조그맣고 새까맣고 야무지게 생겼다. 똘똘하긴 한데 너무나 설쳐댄다. 이런 경우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아서 크지 않는다. 이런 아이의 특징은 잠을 잘 잔다는 것이다. 낮에 하도 움직여대니 저녁 먹고 나면 그냥 지쳐서 쓰러지듯 자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ADHD에 준해서 처방을 써야 한다.

 

다섯째, 고도비만 아이다. 살이 찌면 키가 잘 크지 않는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의 체중조절에 신경을 써줘야 한다. 비만은 체질별 다이어트 식단에 맞춰서 3단계 식이요법을 하면 아주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다. 운동을 하면 좋지만 절대 운동으로 살이 빠지는 게 아니다. 살은 음식 때문에 찌는 것이고, 소화가 되지 않는 노폐물이 체내에 축적되어서 비만이 된다. 이때는 다이어트 식단을 지키면서 체질별 해독 한약을 처방한다.

 

여섯째, 별 증상 없이 키가 안 크는 아이다. 이런 경우는 신기허, 신음허 증세에 맞춰서 처방을 한다. 이 경우에 녹용, 녹각 등 뼈의 성장과 발육에 도움이 되는 약재를 집중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상 6가지 경우 외에 소아성장에 있어서 반드시 강조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체질에 맞는 식단이 소아성장에 있어서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루에 우유를 1000ml씩 먹는 태양인 아이가 있었다. 원래 태양인은 건강하면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유가 싫고 맛도 없고 먹으면 속도 이상해야 하는데, 맛있다면서 잘 먹는 태양인 종종 아이가 있다. 대부분 엄마가 억지로 먹여서 선천적인 체질과 무관하게 후천적으로 적응이 된 케이스다.

 

태양인이 우유를 많이 마시면 여자 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 성장이 끝나고 생리가 나온다. 남학생도 중학교 1,2학년이 되면 성장이 멈춘다. 원래 초경이 나오면 1,2년 정도 더 크다가 성장판이 완전히 닫혀버린다.

 

이처럼 우유를 좋아하는 태양인 아이는 공통적으로 성조숙증으로 인한 성장 장애가 따라온다. 이들은 단지 우유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이 정도면 고기도 무척 좋아하고 밀가루 음식도 즐긴다. 모두 태양인에게는, 특히 성장기에 있는 태양인 아이에게는 치명적인 음식들이다.

 

태양인 아이를 둔 엄마에게 우유를 먹이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한참 동안 부연설명을 해야 한다. “우유를 안 먹으면 뭐로 칼슘을 보충하지요?”라고 대번에 묻는다.

 

그러면 비유를 들 수밖에 없다. 우유를 먹으면 좋다는 것은 확률 게임이다. 통계상 과반수가 좋으면 그냥 좋은 것으로 본다. 하지만 분명 안 좋은 소수가 존재한다. 우유의 경우 그 소수가 태양인에 해당한다.

 

100년 전만 해도 명절 때나 돼야 고기 구경을 했다. 우유는 아예 구경도 못했다. 하지만 고기나 우유 없이 채소만 먹던 그 시절에도 기골이 장대한 거구들이 꼭 동네에 몇 명씩 있었다. 그들이 바로 태양인이다. 태양인은 채소만 먹어도 키가 크지만 오히려 고기와 우유를 먹으면 성장에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태음인 아이는 우유와 고기를 먹지 않으면 제대로 크지 않는다. 우유는 태음인에게 확실히 효과가 있는데, 우유로 키 크는 효과를 확실히 보려면 초등학교 4학년 이하는 1000ml, 5학년 이상은 1500ml를 마셔야 한다. 고등학생 남자아이가 180cm 이상을 유지하는 경우 대부분 우유를 물 먹듯 마시는 태음인들이다. 태음인 아이가 우유를 먹고 키 크는 효과를 보려면 하루 권장량으론 어림도 없다. 아주 강하게 물처럼 마셔야 한다. 그러면 확실하게 큰다.


참고: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정보, 새로 쓴 사상의학(류주열, 물고기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