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장육부 중의 하나인 심보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한의학의 오랜 역사에서 나온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개념을 별생각 없이 사용하곤 합니다.

<저 사람, 간뎅이(,)가 부었구먼!>

<난 저런 꼴을 보고 있노라면 부아(,)가 치밀어 못살겠어!>

<이거, 간담(肝膽)이 서늘할 정도로 으시시한데?>

<난 비위(脾胃)가 약해서 차멀미를 잘한다구!>

한의학에서 말하는 오장육부에는 이것 말고도 <심포(心包)>란 게 있습니다.

<저 사람 심보가 고약하구먼! 저런 놀부 심보로는 애당초 오래 살긴 글렀어!>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 가운데 왕 노릇 하는 장부가 심장이요, <심포>는 그 심장의 심부름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心者 君主之官 神明出焉 心包者 臣使之官 喜樂出焉)

심장과 심포의 관계는 청와대와 청와대 비서실의 관계 정도에 해당합니다.

서양의학에서는 뇌가 정신사유 기능을 담당한다고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심장과 심포에서 그 기능을 한다고 봅니다. 사람이 가진 <기질>이나 <의식작용>을 좌우하는 곳이 바로 심포인 거죠.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심보가 고약하다>는 식의 말을 할까요? 그것은 타고날 때부터 심보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 있듯이 사람의 심장(심포) 또한 왼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기 심성이 치우쳐 있음을 알고 마음의 균형을 잡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심보가 더욱 고약해지는 것입니다.

 

 

- 체질의학은 심보의학

 

체질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 선생은 의학자 이전에 평생 실학을 연구한 유학자였습니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사상철학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맹자는 인간이 타고나는 4가지 착한 심성을 <사단론(四端論)>으로 정립했습니다.

(): 남의 불행을 가엾어하는 <측은지심>

(): 불의를 미워하고 부끄러워하는 <수오지심>

(): 윗사람을 공경하고 겸손하게 대하는 <사양지심>

(): 선악을 분별하는 <시비지심>

인간의 마음에는 인의예지로 표현되는 사성(四怯)이 있지만, 이와 반대로 무례함(), 천박함(), 탐욕스러움(), 나태함()이라는 사욕(四慾)이 있습니다. 사성과 사욕은 한 인간의 마음 속에 모두 있는데, 어느 것을 계발하여 갈고 닦느냐에 따라 성인될 수도 있지만 범인에 머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유학의 근본은 <수기치인(修己治人)>, 즉 먼저 자기 자신을 닦은 연후에 남을 다스린다는데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마 선생은 조선 후기에 사색당쟁만을 일삼으며 백성을 도탄에 빠뜨린 사대부들을 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나름의 인식론으로서 사상철학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제마 선생이 볼 때 사대부 정치인들의 문제는 수기(修己)는 하지 않고 치인(治人)만 하려는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마 선생은 맹자의 <사단론>을 기본으로 해서 체질에 따른 <인격도야론>을 주장한 것입니다.

태양인은 남을 불쌍히 여기는 인()이 많은 반면 무례한 사람이 되기 쉽다.

소양인은 불의를 미워하는 의()가 많은 반면 천박한 사람이 되기 쉽다.

태음인은 윗사람을 섬기는 예()에는 밝지만 탐욕스런 사람이 되기 쉽다.

소음인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지()에 밝지만 나태한 사람이 되기 쉽다.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은 사상철학을 실생활에 응용한 것으로서, 근본적으로 치심치병(治心治病), 즉 마음을 다스려야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심신의학의 개념이 저변에 짙게 깔려있습니다. 결국 사상철학과 사상의학의 중심은 <심보를 고쳐야 장수한다>는 한마디에 있는 것입니다